21개월의 소정이. 목걸이 걸어주는 좋은 호텔에 와서... 너도 좋구나? 







굵직한 일상들(?)


올해 숙박 여행을 한 번도 안갔는데... 이번 여름 휴가에 다 털어서 ㅋㅋㅋㅋ 몰빵 했기 때문이었다.


신혼여행의 성지인 그곳!과 경유지로 얻어걸린 솔트레이크 :-)


떠나올때만 해도 허리케인이 텍사스에 온다는것은 알지 못했는데 다른 어떤 단톡방에서 허리케인 대비 때문에 주유소에 기름이 다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엥? 했었다.


올해가 휴스턴 4년차. 여름 가을... 초겨울까지 허리케인이 온다는데... 옛날에 얘기만 들었지 이건 뭐 비바람 한번 세차게 분 적이 없어서 당연히 그냥 지나가려니 하고 있었다.


근데 다음날 눈떠보니 cnn과 weather채널에 특종으로 나오고.... 몇십년만에 가장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고 하는데... 적잖이 놀랐다.


돌아올때쯤 휴스턴이 물에 잠기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략 금요일, 토요일쯤... 일요일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기로 했고, 또 경유지가 있기 때문에 일단 짐을 잘 챙겨서 나왔다.




다행히 월요일 아침 경유지에 잘 도착했으나, 휴스턴 공항 전체가 문을 닫아버렸다. 월요일 저녁 휴스턴으로 출발하려던 우리는 급하게 호텔을 잡고 이후 일정을 생각하게 되었다. 덕분에 휴가 아닌 휴가가 늘어나 버렸다.


매일매일 뉴스를 주시하며 공항이 언제 열까, 비행기는 언제 새로운 티켓을 구할 수 있을까 찾아봤다.


다음편을 예약하면 취소되고 취소되고.... 결국 금요일 표를 구했다.


이전 주 토요일에 출발해서 월요일 밤(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 이것도 나름 길었던 9박 11일 일정이었는데 14일 일정으로 늘어났다.


우리는 우리 집과 차의 안녕을 기원할 뿐 그곳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긴 했지만 집 걱정 차 걱정에 좀 마음이 쓰였고, 늘어나는 호텔 숙박비며 렌트카 비용... 등등 도 걱정이 되긴 하였다...ㅠ_ㅠ


정말 다행히도 갑자기 늘어난 휴가일정도 잘 마쳤고 집도 차도 무사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소정이도 당연히 등원이 늦어지겠거니 했는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엔 커다란 침수는 없어서 등원도 계획대로 진행됐다.


9월 4일 labor day로 쉬고, 첫 등교한 5일.


소정이는 미친(?) 적응력으로 너무 잘 지냈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갔다와서도 컨디션도 너무 좋고 더 밝아지고 활기차졌다. 


아직 자기 영어이름을-_-모른다고 하셨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 생각하고....


아직도 언어 발달이 느리지만 아직 조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기다리려고 한다. 적어도 두돌 반까지는...





돌아온 휴스턴엔 가을이 찾아왔다.


아침녘엔 발로 차 놨던 이불을 다시 슬슬 끌어올리게 되는 그런...


지난 주 들렀던 병원에서도 아기가 잘 있다고 했다. 요즘은 가끔 임신을 했는지 까먹을-_-정도로 컨디션도 좋다. 아기도 발로 뻥뻥 잘 차주고...


다만 살이-_ㅠ 너무 많이 쪘고.... 소정이 때문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초유만 젖병으로 수유하고, 아기 백일 후엔 어서 다이어트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여긴 다이어트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또 언젠가 한국에 가야하고... 예쁜옷도 다시 입고 싶다.... ㅠㅠ 아직 (만) 스물 일곱 짤인데... 






소정이는 너무 귀엽고... 진짜 ㅠㅠ ㅠㅠ 입 아프게 말해서 무엇하리.... 


우리 딸 ㅠㅠ 너무나 착한 것... ㅠㅠ 말도 잘듣고 기분도 요즘 되게 좋고... 밥도 잘 먹고 ㅠㅠ


오빠도 항상 묵묵히 자기 할일 잘 해주고 ... 미안하면서 고마운 그런 아줌마 대낮 감성...


소정이가 학교에 가니 또 스물스물 올라오는 자기계발과 다이어트의 압박과 욕구...ㅠㅠ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친구들이 그리운 적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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